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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에 대하여

<웰다잉 특별기고> 송계순 부천웰다잉문화연구원장

장상옥 | 기사입력 2022/06/05 [16:29]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에 대하여

<웰다잉 특별기고> 송계순 부천웰다잉문화연구원장

장상옥 | 입력 : 2022/06/05 [16:29]

 송계순 부천웰다잉문화연구원장

 

우리 사회의 웰다잉문화 운동의 시작은 어언 삼십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특별히 웰 다잉을 위해 진정 마지막을 품위 있게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해 달라는 사전 연명 의료의향서 실천모임은 2012.9.7.일에 발족, “사전연명의료의향서작성 운동을 시작 계속하고 있다.

 

 

부산에 한 박oo(68)는 남편(69)과 함께 사전연명의료의향서서류를 작성했다. 우리가 죽음을 앞두게 될 때 사랑하는 가족들이 의료진과 우리 부부의 의사를 존중해 수명 연장을 위한 무의미한 치료를 중단해달라는 내용이다. oo씨는 이 서류를 쓰기 전 일찍이 2005년 폐암 말기였던 자기의 아버지(81)에 마지막을 지켜볼 때였다. 당시 동생들이 치료 방법에 대한 모든 결정을 자신에게 맡겼다.

 

그래서 동생들의 결정을 위임받은 자신은 어떤 식으로 치료를 하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 평생 죄책감을 느낄 것 같았다. 암세포가 온몸에 퍼져 수술은 불가능한 상황, 아버지는 고통스럽게 투병을 하시다 그만 돌아가셨다. 이를 본 이 박oo ! “앞으로 내 자식들이 죄책감 없이 부모를 보내고 나 자신도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려면 연명 치료에 대해 확실하게 의사를 밝혀 놓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해서 이 서류 작성을 했다.” 이 서류인즉 사전연명의료의향서로서 무의미한 연명 치료의 거절, 시기, 작성자, 증인, 서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의향서는 의료계, 법조계, 학계, 종교계, 비정부기구(NGO) 관계자가 두루 발기인으로 참여하였으며 그들 가운데에 당시 연세대 보건대학원의 원장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우리가 평생 지출하는 의료비의 절반을 죽기 전 한 달 동안 25%를 죽기 전 3일 동안에 쓴다. 그러므로 무의미한 생명 연장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품위 있게 죽음을 맞도록 하자는 취지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계속 이 사전 의료의향서의 홍보와 교육에 앞장서면서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웰다잉운동을 펼쳐 나가자고 했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의 기고자가 느끼는 바로는 아직도 그 시행이 미흡(未洽)하다는 것이다. ? 그러할까? 그것은 범국민적으로 이 제도가 아직 공지(이해)되지 못 한데 있다고 본다. (21년 설문조사 결과 인지 비율 82.3%)그래서 아직도 환자의 준비도 없고 보호자들의 그 인간적인 혈육에 ()”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아니 호흡이 있고 눈동자(동공)가 총명한데 어찌 연명의료 중단을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뇌 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가 된 김모 할머니에 대해 대법원이 20095월 처음으로 존엄사 판정을 내렸던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당시 김 할머니 가족들은 연명 치료를 중단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그렇지만 병원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그 후 김 할머니는 대법원판결에 따라 20096월 인공호흡기가 제거되었고, 2년이 지난 20101월에 세상을 떠났다. 이후 또한 2018.12.28.일에는 웰다잉을 위한 준비로 인생 정리·노후 계획 '엔딩 노트' 등도 써보자는 웰다잉시민운동 모임이 창립되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국민 개개인이 노후를 미리 계획해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국민 공감대를 모아가는 시민 단체로 발전을 시켜나가자는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병상에 누웠을 때 어느 수준까지 어떤 치료를 받을지, 유산은 어떻게 할지, 인간관계는 어떻게 풀지 생각을 가다듬자는 것이다. 평소 불필요한 연명의료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연명 의료계획서''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장기기증이나 시신 기증에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관련 서약을, 유산기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어떤 기관에 얼마를 기부할지 여유 있게 숙고해 보자는 것이다.

 

 

아산정책연구원 아산서원 알 럼 나이 소모임 팀이 서울·경기·대구·부산·전북·경남소재 경로당·노인정의 60세 이상 노인 74명을 대상으로 간이 조사로 품위 있는 죽음이 뭐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그런데 이에 51.5%가 자연사·안락사·수면 사를 꼽았다. 품위를 지키는 방식으론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연명 치료를 않는다.” “죽음을 담대히 받아들인다.”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며 요란하지 않게 마무리한다.”등을 들었다. ‘품위 있게 죽기 위해 배우자나 자제와 대화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없다’(64.9%)있다’(31.0%)보다 많았다. 여기에 있다고 한 경우 구체적으론 치료 불가능하면 생명 연장만을 위한 처치는 말 것” “죽음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 등을 함께 나눔” “나와 가족 모두 죽음을 천천히 준비하고자 함” “장례 절차나 비용에 대한 이야기를 함” “내가 아프게 되면 요양원으로 보내달라고 함” “죽으면 화장하라등이었다. 그리고 없다고 한 이유는 아프거나 특별히 죽음이 닥쳤다는 느낌이 없어서” “몸에 이상이 있다고 자식들에게 말하면 원할 때 죽지 못하게 할것 같아서” “그냥 자다가 죽고 싶어서” “할 기회가 없어서” “말하는 게 두려워서” “자연스럽지 않아서등 다양했다.

 

 

이렇듯 죽음을 언급하기 어색해하며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 분위기는 삶도 잘 알지 못하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느냐고 했던 공자의 말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오늘날 고령화 사회는 품격 있는 죽음의 문제를 보다 자주, 공개적으로 언급하도록 요구한다. 알폰스 데켄의 말처럼 죽음의 문제를 마주 대하는 것은 동시에 삶의 문제를 탐구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고령화 사회엔 잘 죽는 게 중요하다. 죽음을 관리하는 지혜가 요구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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