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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100세는 축복이다.

장상옥 | 기사입력 2022/08/07 [16:13]

건강한 100세는 축복이다.

장상옥 | 입력 : 2022/08/07 [16:13]

 

 

 

 

 

 

100세 부천 윤경로 어르신 "욕심 버리고 바보처럼 살아야 장수"

 

매년 텃밭에서 일군 채소 이웃에 나눔...10세 이하 어린 노인들 돌보며 '노-노케어' 앞장

 

 

100세를 맞아서도 10세 아래 병들고 어려운 할머니를 돌보는 건강한 할아버지가 계신다.

 

부천시 송내동에 사는 윤경로(100세)어르신이 그 주인공이다. 윤경로 어르신은 1923년생으로 지난 7월 26일로 만100세를 맞아 이신행 대한노인회 부천소사지회장과 대산동행정복지센터에서 생일축하 점심 대접 받았다.

 

윤경로 어르신은 80대 후반부터 소사지회 독거노인돕기 자원봉사클럽 ‘사랑으로 피는 꽃’ 회장을 맡으며 독거노인들을 매월 2차례 이상 방문해 말벗과 물품을 지원하며 복지기관과 연계를 주선하는 등 선행으로 명성이 자자한 분이다. 

 

8월 16일 부천 송내동 현대아파트 경로당에서 윤경로 어르신을 만나 100세 건강법과 그의 인생여정을 들어봤다. 

 

윤경로 어르신은 허리도 꼿꼿하고 호쾌한 웃음에 목소리도 힘이 있었다. 말솜씨는 논리적이며 기억력도 또렸했다. 중언부언을 하지 않아 100세가 맞나 할 정도로 건강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는 “사람들이 저한테 어떻게 생활하고 뭘 먹으면 건강하게 사느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꽤 있다.”며 100세 비결 첫 번째로 “욕심을 버리고 바로처럼 살라”고 했다. 

 

윤경로 어르신은 “욕심을 버리면 근심도 걱정도 없다. 바보처럼 살라는 것은 남에게 업신여김을 받아도 그것을 기쁘게 생각하라는 뜻이다. 자식들한테도 훈계를 한다. 걱정 없고 마음이 편하니까 아버지가 오래 산다.”고 욕심없는 삶을 주문한다고 했다. 

 

둘째 인생 후반기 건강 비결은 텃밭 가꾸기다. 윤경로 어르신은 80대 후반부터 텃밭을 가꾸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자식들이 힘드니 그만드라고 하지만 “아버지는 건강을 위해 텃밭을 한다. 잔소리 그만 하라”고 핀잔을 준다고 했다.

 

그는 매일 아침 7시에 텃밭에 나가서 10시 30분까지 일하고, 집에서 쉬었다가 점심후 오후3시에 나가서 저녁8시에 하루 두차례 텃밭에서 일을 한다. 100세의 나이에도 요령이 생기니 힘이 안든다고 했다. 

 

한때는 500평가까이 텃밭을 가꾸어 수확물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눠 주었다. 이날 오후에도 텃밭에 들어 월남모자에 단아한 모시옷을 입고 커다란 오이, 고추, 참외 등을 따서 현대 아파트 김정수 회장에 전달, 경로당 회원들의 간식 거리로 제공했다. 

 

 평생하고 있는 냉수마찰을 건강 비법이다. 윤경로 어르신은 “더운물로 하면 개운치가 않다. 세수도 찬물로 한다.”고 했다.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닌다. 술 담배는 일절 안하며 음식은 채식을 주로 하며 찬밥을 안 먹는다.

 

지금도 100세 가까이 된 친구 셋과 어울려 여행을 자주한다.  철도청 입사 친구이자 퇴직 동기들이다.  개인택시를 이용 주로 국내여행을 즐기며 인심을 많서 써 관광지에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윤경로 어르신은 "친구들의 여행 요청을 텃밭 가꾸기에 바빠 거절하는 경우가 있다. 가을 걷이가 끝나면 올해도 어김없이 함께 여행을 떠 날 것이다"고 밝혔다. 100세까지 우정을  키우고 여행을 즐기며 사회성을 유지하는 것도 장수의 한 비결인 셈이다.

 

미국에 사는 아드님을 뵙기 위해 13시간의 장거리 비행도 거뜬히 견딘다. 2년전 미국을 다녀 왔다고 했다. 

 

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외 100세까지 살면서 몸이 아파서 병원간 적이 없다는 윤경로 어르신은 의사 처방에 따라 당뇨와 혈압약은 드시고 계신다.

 

슬하에 1남3녀를 둔 윤경로 어르신은 미국에 살고 있는 아들집에 9년간 살다가 부인이 치매에 걸리자 15년전 85세때 한국으로 역이민 왔다. 부인은 현재 95세이다. 22세때 결혼해 78년을 동반자로 살고 있다.

 

부인이 요양병원에 입원한 이후 현재까지 혼자 사는 그는. 빨래, 요리, 청소 등은 모두 본인 손으로 한다.

 

심심해서 시작한 것이 텃밭이다. 윤경로 어르신은 텃밭에서 기른 농작물은 80대 후반부터  독거 노인 돌봄 자원봉사 클럽 ‘사랑이 파는 꽃’ 봉사단을 할 때 요긴하게 쓰였다. 소지지역 독거노인들은 그의 사랑의 손길을 안 거친 분이 없을 정도이다. 독거노인을 잘 돌보기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까지 취득했다.

 

윤경로 어르신은 “매달 어렵고 몸불편한 분들을 돌봐 주고 집에 돌아 오면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는 “눈이 어두워 앞을 잘 못보는 12살 아래 할머니를 5년 동안 돌봐 드렸다. 농사를 지으면 오이도 채소도 갔다 드리고 정이 많이 들었다. 지난해 작고 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 10년전 손자 2명과 사는 할머니가 쓰러진 것을 보고 병원 치료를 주선, 완쾌 시킨 일을 가장 보람찬 일로 손꼽았다. 지금도 병문안을 간다고 한다. 

 

윤경로 어르신의 직업은 열차 기관사였다. 6.25때 피란민들을 실어 나른 기억을 떠올리며 참 힘든 때였다고 회고 했다.

 

윤경로 어르신은 한달 용돈은 외식비 2만원 이발 5천원 등 한달에 5만원 정도라고 한다. 쌀 10kg면 한달반 먹는다. 수입은 사모님과 합친 기초연금이 50만원 정도이고 국가유공자인 아버지의 유족 연금이 나온다.

 

윤경로 어르신는 6년전 몸이 좀 안 좋을 때 '사전 장례식'까지 치렀다고 한다. 살아 있을 때 지인들을 초정, 부천 역곡의 한 뷔폐에서 크게 대접했다. 일본에서 한때 유행한 사전 장례식도 전화위복이 된 것인가.

 

윤경로 어르신을 10년 넘게 지원해 온 이병민 대한노인회 부천소사지회 경로 부장은 “윤어르신을 곧은 분으로 이 시대의 어르신들의 롤 모델이다. 만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올 10월 대한노인회 중앙회 노인의 날 행사때 청려장을 신청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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