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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인 안전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이영진 전 한양대 특임교수, 보건학 박사, 한국자유총연맹 광진구지회장

장상옥 | 기사입력 2023/06/05 [08:22]

<기고> 노인 안전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이영진 전 한양대 특임교수, 보건학 박사, 한국자유총연맹 광진구지회장

장상옥 | 입력 : 2023/06/05 [08:22]

▲ 이영진 전 한양대 특임교수, 보건학 박사, 한국자유총연맹 광진구지회장

 

 

 

지난 5월31일 06시32분 사이렌소리와 함께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문자가 발송된다. 북한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방송도 주민들 대피하라고 생방송한다. 10분후 행정안전부가 오발령 사항이라고 다시 문자가 왔다. 한순간 전쟁이 났나하며 정신적 혼란과 함께 어떻게 해야지, 어디로 대피해야 하지 하면서 모두들 허둥댄다.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고 하지만 과연 이런 상황에서 누가 이들의 안전을 위해 선뜻 나설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영화다. 할아버지, 아버지를 이어 3대째 보안관으로 근무하는 老 보안관이 나름대로 재빨리 움직이지만 늘 갱단보다 한발 늦어서 놓친다. 자신이 너무 늙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은퇴한 선배를 찿아가 푸념을 한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지만 빠르게 변하는 시대를 따라잡기 힘들어 한다. 선배는 이렇게 조언한다. ‘오는 변화를 막을수 있나? 접을건 접어’ 

 

65세이상 노인 인구가 국내인구의 29%를 차지했다는 통계청 자료다(2022년 5월기준). 1500만명을 넘어서 계속 증가할 것이다. 6.25전쟁 직후 출생한 55년∼63년생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한다. 이미 초고령 사회다. 우리 사회가 인생은 60부터다 하면서도 65세이상을 노인이라며 퇴물로 취급한다.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계속 화두가 될 것이다.

 

노인 빈곤율이 OECD 국가중 1위다. 노인의 절반이 빈곤층이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를 거쳐 초고령 사회(노인비율 20%이상)로 진입하는 속도가 세계에서 최고 빠르게 진행되었다는 평가다. 전통적으로 한국사회는 부모를 돌보는 것이 자식의 역할 아니 의무였다. 지금의 노인들은 부모를 돌보는 게 자식의 도리이자 의무인 시대에 살았다. 그래서 노인들은 당연히 자식에게 기대어 살수 있다고 생각해서 자식들의 사교육비며 결혼비용 등에 아낌없이 투자했기에 자신들 노후를 준비할 여력이 없었다. 이것이 노인 빈곤의 주된 이유다.

 

세대간 차이와 갈등이 역사상 최고조이고 노인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1위국가라는 불명예다. 자식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23%에 불과하다는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결과(2019년)는 정말 충격적이다. 노인혐오 라는 용어마저 난무한다. 더구나 젊은 세대는 우리도 팍팍한데 누구를 돕는다는 거냐며 질문을 던지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회사가 필요로 하는 기술과 인력은 모두 새로운 것들이다. 노인들의 필요성이 사라진 것이다. 사회복지등 제도적인 부분도 미처 못따라 간다. 그러니 가족에게서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외면받거나 홀로 쓸쓸히 인생의 말로를 살아가는 노인들은 계속해서 많아질 거다. 이처럼 무관심과 빈곤, 고립에 빠져 있는 노인들이 많아지면서 노인안전문제와 함께 노인범죄도 증가할 것이다.

 

70대 노인이 신호대기중인 차량에 다가가 다짜고짜 태워달라 하고 이를 거부한다고 차를 걷어차고 경찰차까지 발차기 하는가 하며 편의점 여자 알바생에게 2만원 주면서 껴안고 음담패설 하는 흰 수염의 노인과 아들의 폭언과 폭행으로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거리를 배회하는 노부부의 슬픈 뉴스와 울산의 70대 노인은 만취한 상태로 파출소 현관문에 소변을 보고 고성을 지르고 택시가 안잡힌다고 도로에 있는 나뭇가지에 불을 붙이는 등 행위에 대해 법원이 “ 별다른 이유도 없이 공공안전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를 했다”며 실형 선고했다.

 

노인이 불행한 사회는 미래가 불행한 사회다. 우리 모두 늙어가니까. 노인안전과 노인범죄 문제에 대해 전반적인 사회제도적 뒷받침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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