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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교통봉사대원에 막말...경로사상 어디 갔나

<특별 기고> 박종애 대한노인회광명시지회장

장상옥 | 기사입력 2021/06/21 [08:21]

노인교통봉사대원에 막말...경로사상 어디 갔나

<특별 기고> 박종애 대한노인회광명시지회장

장상옥 | 입력 : 2021/06/21 [08:21]

▲ 출근길 교차로에서 교통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광명교통질서봉사대원.



효는 백행의 근본(孝也者 百行之本矣)이요. 어르신 공경은 모든 질서의 근본이라고 한다. 1970년초 한국을 방문한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한국의 효()사상, 경로사상을 일류의 가장 위대한 사상이다고 극찬했다.

 

경로효친의 전통적 미풍양속을 지켜 나가는 것은 우리 민족문화의 자랑이지만 언제부턴가 그 가치관이 실종 되버린 현장을 종종 목도한다.

 

()대한노인회 광명시지회 45년 전통의 교통질서봉사대원들에게도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교통질서봉사대원들은 대부분 솔선수범해서 매일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횡단보도 부근 교통지도를 하고 있다.

 

까칠한 세상에 온몸을 던져 희생정신으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광명시민의 교통안전과 교통질서를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계신 분들은 80세가 넘는 어르신들이다.

 

최근 열심히 교통질서를 잡고 있는 봉사대원들에게 지나가는 행인 중에 자식뻘되는 시민이 얼마씩 받고 일하세요라고 대뜸 물었다. 이에 봉사대원이 저희는 순수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라도 답하자, 그 시민은 거짓말 하지 마세요. 미쳤다고 돈도 안 받고 봉사를 해요라고 거침없이 쏘아 됐다.

 

이럴수가! 순수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미쳤다는 패륜적 말을 쏟아 내다니...노인 교통봉사질서대원들을 지도하고 있던 차 이런 말을 듣고 경악을 했다. 근무중인 어르신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막말이기에 대응도 못하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노인교통질서봉사대원들은 연세가 있으시니 때로는 화장실이 급해 참을 수 없는 때 잠간 자리를 비우고 다시 교통정리를 한다.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나무에 기대 서거나 다리 아프다고 앉아 있는 사람도 있다. 시민들에게 책잡히지 않게 “1시간만 참으라고 교육을 한다. 젊었을땐 다 예뻤을 대원들이지만 나이가 들어 다리가 휘고 허리는 구부러져 모션을 제대로 못할 수 밖에 없다.

 

이런 현실에 찬사는 보내지 못할망정 서글프고 안쓰럽고 각박한 세상을 보니 인간의 진정한 삶을 모르고 웃음을 잃고 찡그린 표정을 하는 시민이 되어 버렸나 한탄스럽기만 하다.

 

()대한노인회는 2021415일자로 52주년을 맞이했다. 또한 ()대한노인회 광명지시지회는 1981924일경 시흥시에서 광명시로 지역 분리 승격됨으로써 지부로 설립됐다. 

 

광명교통질서봉사대는 최초 1976년경부터 광명시 가리대라는 동네에서 시작됐다. 그 당시 도로는 비 포장도로에서 버스도 배치시간이 일정치 않은 때에 아침 출퇴근 하는 분, 등교하는 학생들은 책보를 허리에 질끈 동여매고 아기를 업고 지은 농산물을 머리에 이고 시장에 물건을 팔어가는 아낙네들! 그 시간에 차를 놓치면 그날 일은 엉망이 되던 때이다.

 

버스가 오면 타기에 아우성! 위험을 무릅쓰고 그 버스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차 밖으로 몸이 튀져나와 질서는 커녕 안전 상태가 무색할 정도였다. 이상황을 보고 그 당시 학교 선생님으로 계시던 이창우님(광명시지회 부설 노인대학생)외 권대호님, 오세영님, 박병영님, 강재영님, 나철주님이 적극적으로 교통봉사에 열정을 다하시던 분을 19913월경 ()대한노인회 광명시지회로 영입, '교통질서봉사대'를 50명으로 구성 창립되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당시 고생하며 봉사하던 몇분은 작고하고 그중 건강하게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교통봉사를 하고 계신분이 산증인으로 살아 계시다.

 

어려운 이웃에게 재능과 재물 등의 기부로 나눔을 배풀면서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어 가시는 분들이 있기에 행복한 삶을 맛볼수 있다.

 

이분들은 젊어 한때는 스타일도 좋았고 박력도 있었다. 80세에 어르신들의 스타일이 조금 보기가 좋지 않더라고 그분들의 참뜻을 깊이 한번이라도 이해하고 생각해 보았다면 박수치고 찬사를 보내도 시원치 않으리다.

 

개중에 고사리 같은 어린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 고맙습니다'란 편지를 보내왔고 지나가는 사림들은 손을 흔들어 찬사의 답례를 주고 가시는 분도 계신다.

  

오직 물질만능·출세제일주의로 치닫고 있는 세태에 우리사회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어른에 대한 공경심은 일상적으로 터득하고 실천해야 할 덕목임이 분명하다. 

 

다양한 봉사활동 실천으로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는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되살아 나길 간절히 소망해본다. 어르신들이 계시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는 걸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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