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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올바른 삶> 공짜는 싫다

이병민 사회복지사 노인상담사

장상옥 | 기사입력 2024/08/16 [21:18]

<100세 시대 올바른 삶> 공짜는 싫다

이병민 사회복지사 노인상담사

장상옥 | 입력 : 2024/08/16 [21:18]

 

▲ 이병민 사회복지사 노인상담사     

 

 

 

스위스는 국민소득 9만 달러가 넘는 세계 4위의 부자나라다. 

2016년 이 나라 정부에서 성인들에게 우리 돈으로 매월 300만원 가까이 되는 돈을 지급하고 미성년자들에겐 모두 78만원씩을 지급하겠다는 기본소득 안을 발표하고 전 국민에게 찬, 반을 묻는 투표를 했다. 그 결과 국민들의 77%가 반대로 부결시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10명의 국민 가운데서 8명 가까이가 반대한 것이다. 

 

국가의 재정이 앞으로 어떻게 되든 공짜로 받으면 그만이라는 적지 않은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문제인 정부시절 국민들의 눈과 입을 막고 정권을 연장하기 위해 환심을 사려는 목적으로 전 국민에게 10만원씩 지급했을 때 대부분이 환호했고 금년에 총선을 치르면서 전 국민에게 25만원씩 주겠다는 공약을 했다. 그리고 22대 국회 1호 안건으로 삼겠다는 정치권의 얄팍한 심산은 누가 보아도 포퓰리즘이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선거가 끝난 지 한참인데 아직도 그 돈을 안 주느냐고 은근히 불평불만을 말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프게만 느껴지는 것은 쓸데없는 기우만은 아닌 것 같다.

 

세계역사에서 나라가 망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앞, 뒤 보지 않고 무조건 퍼주어 국민들을 우민화시키고 결국은 국민들의 지갑에서 충당해 간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한 사실들을 알면서도 은근히 바란다는 것은 후진국 근성을 아직도 버리지 못한 것이라 생각한다.  

스위스 국민들 처럼 ”공짜로 주는 빵은 먹지 않겠다“라고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는 그 나라의 국민성이 참으로 부럽다.

 

몇 해 전 일본 고베시로 연수를 간 적이 있었다. 노인복지 시설을 견학하고 체험해보는 과정이었는데 그때 안내하던 시설장의 말이 지금도 귓전을 맴도는 것 같다. 필자가 공부하기로는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노인과 장애인복지가 20여년을 앞서 있다고 하는데 무엇보다 그들이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사고방식과 사회적 약자의 의식구조가 우리와는 많이 달랐다. 

고베시는 노인들과 장애인들의 복지를 민간기업체 에게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고 하였다. 지자체에서 노인이나 장애인에게 복지카드를 만들어 주고 한 달 동안 사용한 교통비는 A라는 회사에서 영화 연극 등 문화비는 B라는 회사에서 식대는 C라는 회사에서 대금의 지원 한다고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노인과 장애인들이 그 카드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공하기로 한 회사의 직원들이 노인들이 모여 있는 곳이나 장애인들이 잘 가는 장소를 찾아가 아무 부담 없이 카드를 사용해 달라고 홍보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때까지만 해도 어리석었던 필자는 “참 이상하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이유를 듣고 보니 물론 그것을 맡아서 하는 회사는 지자체로부터 어떤 혜택이 받겠지만 노인이나 장애인들 대부분은 “우리가 현재 분명히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체계화된 시스템을 통해 지원을 받고 있고 또 우리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데 왜, 민간 기업 의로부터 우리가 필요 이상의 도움을 받느냐”고 반문한다는 것이다. 일본사람들은 선천적으로 남에게 도움 받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고 했다.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도 철저하게 그러한 기본적인 인간교육을 하다 보니 이제는 그 사람들의 문화가 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시 말해 “도덕적 해이”라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필자가 노인복지의 현장에 있을 때 경로당 어른들을 설득하여 “국가나 지자체가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따지기 전에 우리가 먼저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먼저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회원들을 설득했다. 

경로당에서 회원들이 털실로 주방용 수세미를 만들어 아파트의 가정마다 몇 개씩 포장해서 선물하시게 했던 일, 경로당에서 몇 시간 동안 아이들 돌봐 주는 일, 경로당회원들이 지역에서 어렵게 사시는 독거노인들에게 매달 생필품을 자체 회비로 구입하여 지원하는 ”노노지원사업“을 10여년간 운영하시게 했던 일, 경로당 주변을 이용하여 텃밭을 만들어 지역 유치원 어린이들의 체험 학습장을 만들고 경로당 할머니들이 직접 어린이들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여 주던 일, 텃밭을 가꾸어서 상추 등 여름 채소를 주변 경로당에 나누어 드린 일 등은 의미가 있었고 같이 참여한 실무자로서의 행복감을 누릴 수 있었다. 

 

202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가 1,000만명를 돌파한다고 한다. 전체인구의 20%가 노인이라면 이제 ”초고령사회“로 들어섰다.

우리나라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이 노인이라는 이야기다.

국가가 무엇을, 지자체가 무엇을 줄 것인가를 기대하다가 기대치에 이르지 못했다고 화를 내고 탓할 것이 아니라 우리도 사회의 한 일원으로 지역사회에서 또 가정에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정해진 일에 앞장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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