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올바른 삶> 얼굴에 침을 뱉으면 마를 때까지 기다려라(唾面自乾)이병민 사회복지사 노인상담사
중국의 당나라 시대에 누사덕이라는 장수가 있었는데 마음이 어질고 성격이 곧기로 소문이 난 사람이었다. 성품이 따뜻하고 아무리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좀처럼 마음의 평정심을 잃지 않는 청렴한 관리였다. 그의 아우도 형님의 영향을 받아 공부도 많이 하였고 총명하여 일찍 높은 관직에 올랐다. 어느 날 형님은 아우가 새로운 임지로 떠나기 전 조용히 불렀다. “우리 형제가 함께 출세하고 황제의 총애와 영광이 극에 이르러 다른 사람으로부터 시샘이 클 덴데 자네는 어떻게 처신할지 심히 염려가 되네!”라고 걱정을 하자 아우는 이렇게 말한다 “네, 형님! 저는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더라도 화를 내지 않고 바로 닦겠습니다. 동생의 자신 있는 대답에 누사덕은 동생에게 조용히 타이른다. ”내가 염려하는 것이 바로 그것일세. 침 같은 것은 금방 닦지 않아도 그냥 두면 자연히 마를 거야. 그 자리에서 침을 닦으면 상대방이 더 화를 낼 것이니 닦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게나“라는 당부였다. 이것이 타면자건(唾面自乾)이라는 고사성어의 유래다. 아주 오래된 고사지만 별것도 아닌 작은 것에도 불같이 화를 내는 그리고 성질이 급해 일을 망치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이야기다.
현대사회에서 누사덕의 지혜를 완벽하게 재현한 걸출한 자도자가 있으니 그는 미국의 44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다. 대국민 직접 소통으로 유명한 오바마는 개인적으로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였다. 국민들에게 하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를 손수 트위터에 올리고 대화를 하였다. 그러다 보니 트위터에 좋은 말도 있었지만 악의적인 악플도 자주 올라왔다. 심지어는 ”검은 원숭이, 정글로 돌아가라“라는 인격적으로 모독하고 악랄한 인종차별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오바마는 자기를 비하하는 댓글들을 전혀 지우지 않았다고 한다. 사이버상에서의 침을 닦지 않고 그냥 마를 때까지 내버려 둔 것이다. 오바마가 추구한 정치는 포용정치였다. 그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지만 온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있다.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재임 시 백인 청년의 총기 난사로 숨진 어느 흑인 목사의 추도식에 참석하여 추모사를 읽던 도중 오바마는 잠시 침묵하며 고개를 숙이자 순간 장례식장에 정막이 흐른다. 그리고는 예정에도 없고 반주도 없는 상태로 미국인의 영적인 국가로 불리는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 놀라운 은총)“를 부르기 시작하자 모든 참석자들이 모두 기립하여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함께 불렀다. TV를 통해 중계를 지켜보던 많은 국민들이 같이 울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어떠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사람의 됨됨이를 평가한다. 포용과 인내라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웬만한 자기 성찰이 밑바탕에 깔려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자기관리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마음공부다,
사람들은 기르던 닭이나 개를 잃어버리면 어떻게 해서라도 그것을 찾으려 하면서도 잊어버린 자기 마음은 찾을 줄 모른다. 마음공부를 한다는 것은 다른 데 뜻이 있는 게 아니라 잊어버린 나의 마음을 찾는 데 있다. 마음공부는 나의 가치를 높이고 내 삶을 더욱 풍요하게 만드는 진정한 자유인이 되게 하기 위함이다
포용과 인내, 배려는 누구한테 든지 따뜻함과 사랑으로 전해진다. 의인의 모습은 세 번 바뀐다고 한다. 멀리서 보면 위엄이 있고 가까이서 보면 온화하고 그 말은 엄정하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저작권자 ⓒ 경기실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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