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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시대 올바른 삶> 우리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이병민 사회복지사 노인상담사

장상옥 | 기사입력 2024/10/25 [10:12]

<100시대 올바른 삶> 우리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이병민 사회복지사 노인상담사

장상옥 | 입력 : 2024/10/25 [10:12]

▲ 이병민 사회복지사 노인상담사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단편집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아주 가난한 농부인 주인공 “바흠”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 농부는 남들처럼 내 땅에서 농사를 지어보는 것이 꿈이었다. 평생 소작인 신세를 벋어나고 싶었던 어느 날 농부는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아주 땅이 많은 어떤 유목민의 족장이 원하는 사람에게는 무상으로 농지를 나누어 준다는 것이었다. 농부는 그 족장을 찾아가서 사실이냐고 물었다. 그리고 얼마만큼의 농지를 주느냐고 물었는데 “자네는 어느 정도를 원하는가?”라고 되물었다. 

농부는 원 없이 아주 많은 땅을 소유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아침 해가 떠오를 때부터 해가 지기 전까지 달려서 돌아오는 땅을 차지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족장의 승낙을 받은 다음 날 아침 해가 떠오르기 직전, 저 언덕 위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돌아왔다. 

 

그 날밤 농부는 내일이면 자기도 지주가 된 것을 생각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족장의 마음이 변할 것에 대비하여 계약서도 준비했다. 다녀간 땅을 표시하기 위해 커다란 괭이까지 준비해 놓았다. 꿈에도 그리던 넓은 땅의 주인이 된다는 생각에 너무 기뻐 잠을 잘 수 없었고 아침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해가 뜨기 오래전부터 약속한 언덕 위에 올라가 해 뜨는 시간과 족장이 오기를 기다렸다. 

 

해가 뜰 무렵 족장이 나타났다. 

농부는 “해가 산 위에 보이게 되면 저는 달리기 시작할 겁니다. ”라고 말했다. 족장은 “해가 지기 전에 꼭 돌아와야 하네, 약속을 어기면 자네는 아무 것도 차지할 수 없을 테니까”라고 다짐했다. 농부는 뛰기 시작했다. 멀리까지 달렸지만 좀처럼 돌아설 생각이 없었다. 농토는 비옥했고 한 발자국이라도 더 넓혀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점심때가 되었다. 달리면서 식사를 대충 때웠다. 나중에는 더 빨리 뛰느라 물통도 던져 버렸다. 농부는 조금이라도 땅을 더 많이 갖고 싶었다.

 

 

 

오후가 되었다. 농부는 해가 지기 전에 약속한 언덕까지 도달하기 어려울 것 같아 걱정스러웠다. 마지막에는 있는 힘을 다해서 뛰고 또 뛰었다. 언덕 밑에 도달했을 때는 해가 서산에 반쯤 걸려 있었다. 죽을힘을 다해 언덕에 도착한 농부는 아직 해가 지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아직 해가 지지 않았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기진맥진해서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본 족장은 “그렇게까지 욕심을 낼 필요는 없었는데 좀 쉬라고 두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주변을 거닐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지금쯤은 일어났을 거라고 짐작한 족장은 그 자리에 엎드려 있는 농부를 흔들면서 “이 사람아 이제는 일어나야지”라고 말했지만 농부는 움직이지 않았다. 

족장은 농부의 어깨를 젖히면서 “지금까지 돌아온 땅은 다 자네 것이 되었으니 빨리 일어나게”라고 재촉했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상하게 생각한 족장이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농부는 피를 토하고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족장은 하인을 불렀다. “저 농부가 너무 힘들어 죽었으니 그곳에 조용히 묻어 주라”고 말했다. 하인은 지시를 받은 대로 묻어 주었다.

 

어둠이 찾아드는 시간이 되었다. 

족장이 하는 말이 “이 사람아! 6피드(약2m) 땅이면 족하지 않았는가! 

그 6피드의 땅은 누구나 갖도록 되어 있는데 공연히 고생만 하고 인생을 끝냈구먼·····!”이라고 말을 남기면서 사람들을 데리고 쓸쓸히 언덕을 내려갔다. 

 

학창시절 이 이야기를 읽었을 때 참 어리석은 농부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느껴보니 주변에 꽤나 많은 사람들이 그 농부와 같이 인생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내가 그렇게 살고 있지는 않았나 뒤돌아봐 지기도한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깨우쳐주는 이야기였던지라 읽은 지 오래되었어도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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