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사우회장배 골프동호회 첫 대회가 지난 6월 17일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센추리21CC에서 열렸다.
퇴직한 60대 후반부터 80대 후반까지 선후배들의 모임이라 셀레는 마음으로 새벽공기를 가르며 클럽 하우스에 도착하자 마치 예전에 근무하던 서울신문 광화문 프레스센터 출근길 처럼 로비가 북적 거렸다.
이른 아침이라 겨우 눈곱을 떼고 왔는데 잘 차려입은 여성의 모습을 보니 참 부지런한 사람들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니어인지라 두려움이 있는 키오스크를 통해 등록을 마치고 라카번호를 받는 순간 나도 모르게 혀가 내밀듯 나왔다. 21세기 골프장에 라카룸 번호 365번!
범상치 않은 징표라는 느낌이 순간 머리를 스쳤다. '라카 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게임은 시작된다'는 세계적 전설의 골퍼 벤호건의 말처럼 출전 각오를 다지며 신발끈을 조여 맸다. 라운드 내내 365란 숫자가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나에게 주는 메세지는 무엇일까? 항상 젊은 줄 알았던 착각 속에 사는 나의 오만(自慢)이 선배의 모습에 투영(投影)되어 가슴에 꽂혔다. 80대 후반에도 드라이버를 짱짱하게 날리시는 선배들의 굿샷을 보며 저 나이에 나도 저럴 수 있을까라는 상념(想念)에 샷이 흔들렸다. 365일 하루 하루 헛되게 보내기에는 주어진 삶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깨달음이 이날 라운드가 갖는 무게였다.
3팀이 4시간에 걸쳐 치른 경기 결과, 79타로 우승해 김소유 사우회장으로 부터 우승트로피를 받는 순간 큰 희열을 맛보았다. 부상으로 화장품 세트를 받았다.
센추리(century)는 백년이고 일세기이다. 21cc 라카번호 365는 우연이지만 우연이 아닌 삶 그 자체였다. 노년기의 삶은 선후배들이 한마음으로 운동을 하며 화합을 도모하니 더욱 즐거운 인생이 아닌가.
본인 용돈 쓰기에도 어려운데 기꺼이 트로피와 선물을 자비를 들여 마련해준 김소유 사우회장, 손만종 고문, 안근성 골프동호회 회장을 비롯 새벽길에 안전운전을 해준 이기춘 회원, 이권태 사무국장의 배려에 감사를 드린다.
선배님들 365일 건강하게 백살까지 오래 오래 사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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