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민 대한노인회 부천시소사지회 경로부장

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는 그의 불멸의 저서 '역사의 연구'와 강연에서 자주 인용하는 예화 중에 '물메기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영국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은 청어로 알려져 있다. 이 청어는 영국의 북해 먼 바다에서 주로 잡히는데 거리가 너무 멀어 성질이 급한 청어는 잡아 돌아오는 동안에 대부분 수조에서 죽어버려 어부들이 제값을 받지 못해 항상 고민이었다. 죽은 청어는 살아 있는 것의 반 값 밖에 쳐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부 한 명이 아이디어를 내서 잡은 청어를 보관하는 수조 속에 천적으로 알려진 물메기 몇 마리를 풀어놓았더니 잡혀먹은 청어는 얼마 안 되고 대부분의 청어는 물메기에 먹히지 않으려고 죽을힘을 다해 이리저리 피해 다니던 중 운동을 많이 하게 되어 건강하게 대부분 살아 있어 제값을 받아 높은 수익을 올렸다는 줄거리인데 고대문명도 오히려 척박한 환경 속에서 탄생 되었고 자연재해나 외세의 심각한 도전을 받는 과정에서 문명이 발전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핵심이다. 이 도전과 응전의 원리는 역사에서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자체가 바로 도전과 그리고 응전이다.

미국의 애리조나 주에는 세상의 낙원이라 일컫는 썬 벨리(Sun Valley)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고 한다. 그곳에는 자기 재산이 얼마인지도 잘 모르는 세계적인 부호 900여명이 모여서 살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모두가 55세 이상된 은퇴자들이라고 한다. 이곳은 모든 시설이 초 현대식이고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편안한 생활환경을 갖춘 곳으로 알려졌다. 모든 일은 돈을 주고 고용한 사람들이 완벽하게 해주다 보니 손, 발을 쓸 일이 전혀 없고 말 그대로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일이 없었다. 오죽하면 도로에 눈이 오면 자동 적으로 녹을 수 있도록 열선까지 깔려져 있다고 한다. 힘들여 일할 이유도 없고 신경 쓸 일이 없는 그곳은 자동차 소음도 전혀 없었다. 거주민들이 놀라지 말라고 자동차도 25km 이하의 속도로만 달려야 된다는 규칙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곳에는 언제 보아도 마냥 행복하게 살고 있을 것 같은 거주민들인데도 치매를 비롯한 우울증 등의 발병률이 다른 주보다 훨씬 더 높았고 자살률도 훨씬 높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의료진들이 그 원인을 알기 위해 여러 차례 방문해 원인에 대한 연구를 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최고권위의 의료인들이 그곳을 방문해보니 정말로 지상 낙원이 따로 없다고 하였다. 최신식 의료시설이 구비되어 있었으며 셰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의사들이 분야별로 배치되어 있었다고한다.

우리나라 의료인들의 연구결과가 주목할만하다. 많은 사람들이 치매에 걸린 이유, 우울증 발병률이 높고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놀랍게도 다음과 같은 세가지 이유였다고 한다.

첫 번째로 그들에게는 사람이 일상적으로 살면서 격는 스트레스가 전혀 없었고, 두 번째로 생활을 하는데 어떠한 불편함도 없었으며 몸을 움직일 아무런 이유가 없고 걱정할 일이 하나도 없었으며 세 번째로 그들에게 생활의 변화가 전혀 없다 보니 아무런 희망을 가질 필요도 삶에 필요한 목표도 없게 되었더란다. 그것이 오히려 결정적으로 병의 원인이 되었다고했다. 그러다 보니 이곳에 와서 살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원래 살던 곳으로 되돌아가게 되었다고한다.

따지고 보면 정말로 우리가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아무런 걱정없이 무조건 몸과 마음이 편안하게 사는 것보다 오히려 적당한 스트레스, 적당한 고민거리를 해결하는 과정과 해결 후의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면서 사는 것일런지 모른다.

역설적이런지 모르지만 우리에게 있어서의 고난은 오히려 축복이라는 생각이든다. 내 감정을 조절하고 현실을 극복할만한 능력을 배양 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나에게 시련이 닥쳤다면 응전의 기회이며 자금이 바로 도전의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