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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 특별 기고> "울면서 태어나서”

송계순 부천웰다잉문화 연구원장

장상옥 | 기사입력 2023/03/05 [17:53]

<웰다잉 특별 기고> "울면서 태어나서”

송계순 부천웰다잉문화 연구원장

장상옥 | 입력 : 2023/03/05 [17:53]

▲ 송계순 부천웰다잉문화연구원장   

 

인간의 태어남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 '죽음 이후에 자아(自我)는 어디로 가는가?' '죽음 이후의 삶이란 존재 하는가?’ 이 같은 질문은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이보다 더 묵직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질문은 없을 것이다. 

 

토마스 풀러(영국 17C 재치 있는 작품을 여러 편 썼던 자)는 말한다. 인간은 울면서 태어나서, 불평하면서 살고, 실망하면서 죽어가는 것이

다. 실제로 죽어본 사람만이 그 이후의 삶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 알 수 있겠지만 그 누구도 죽음 이후를 경험 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지의 거장' 다치바나 다카시는 말 한다. '임사체험'과 같은 종류의 책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과학적 접근방식으로는 그 누구도 정확하게 이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다만, 몇몇 사람들의 경험(이라고 말하는 주장)에 따라 어떤 가능성에 대한 제시만 가능할 뿐이다. 사실 다치바나 다카시 본인 또한 죽음의 문턱에 가장 가까이 다녀온 사람이기도 하다. 

 

방광암 수술, 심장 수술을 겪은 일흔 중반의 나이. 그런 경험을 했기 때문에 아마도 이런 류의 책을 더 정확하게 쓸 수 있었던 것일 수도 있다. 어떠한가? 우리 자신의 삶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나이라면 몇 살쯤일까? 마흔? 쉰? 예순? 서른 이하와 일흔 이상은 아닐 것 같고. 물론 사람에 따라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너무도 다르겠기에 쉽사리 답변할 수 없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스스로 자신의 삶에 대해 객관적으로 점수를 매길 수 있다면 그런 삶이 가장 멋진 삶이 아니겠는가?

 

그러기 때문에 '다치바나 다카시'는 그가 쓴 책의 제목인 <죽음은 두렵지 않다>라고 자신있게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않일까? 인생을 살아오면서 그 누가 후회할 일 없었고, 완벽하게 만족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겠냐 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사랑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자기애(愛)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것. 그것이 내 삶을 대하는 진심어린 태도일 것이다. 나는 오늘 하루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는가? 오늘을 대하는 나에게 있어 스스로 되돌아보며 곱씹어야 할 질문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 죽음이 두렵지 않다. 라고 말할 수 있는가?​ 아직은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는'이라는 표현을 덧붙이고 싶다. 나도 언젠가는 말이다. 그는 말합니다. 밀림의 코끼리처럼 죽고 싶습니다. 코끼리는 죽을 때가 되면 무리를 떠나 깊은 밀림 속에 있는 코끼리들의 무덤으로 향한다고 합니다. 뼈와 상아가 산처럼 쌓인 무덤에 도착하면 스스로 그 위에 누워 조용히 죽어가는 겁니다.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때 책에서 이 이야기를 읽은 뒤로 나도 누구에게 방해받지 않고 홀로 조용히 죽고 싶다고 생각해 왔지요.

 

임사(臨死) 체험자들의 체험 내용은 ① 체험 내용의 표현이 불가능하다. ② 죽음의 선고를 듣는다. ③ 마음이 평안하고 고요하다. ④ 이상한 소리가 난다. ⑤ 어두운 터널을 지난다. ⑥ 체외이탈을 경험한다. ⑦ 누군가와 만난다. ⑧ 빛과 만난다. ⑨ 지난 삶을 돌아본다. ⑩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만난다. ⑪ 살아서 돌아온다.

 

다시 철학과 재학 시절로 돌아가 본다, 철학과에 들어가자마자 배우는 것이 '철학이란 무엇인가?' 철학이란 필로소피아, 즉 지(知)를 사랑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지를 사랑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적 활동을 말하는가? '토 티 엔 에이나이(To ti en einai)'를 묻는 것이라는 것이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이 구절로 귀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했다. 

 

'죽음이란 본래 무엇인가?' '죽는다는 것은 본래 어떤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 혹은 답하려고 시도하는 것이 죽음에 대한 철학적 물음이다. 나에게 죽음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있는가를 말하거나 말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삶이란 무엇이고, 죽음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인간이 평생 탐구하지 않을 수 없는 어려운 문제이다. 그에 대한 답은 나이에 따라 상당히 또는 미묘히 변해간다. 죽음은 두렵지 않다| 내가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친 건 새로운 지식을 얻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나이가 들면서 죽음과 가까워진 영향이 더 크다.

 

그런 의미에서 나처럼 나이 든 사람의 죽음과 젊은이의 죽음, 혹은 불의의 재난과 사고에 따른 죽음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젊을 때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게 당연하다. 누구나 젊은 시절에는 죽음이 두려웠으니까. ‘죽음이란 대체 무엇인가?’를 두고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고, 그저 그렇거니 하고 넘어갈 수도 없다 보니 점차 관념의 세계로 빠져들었다.비이성적이고 해괴한 것에 빠져들어야만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 세계에 입성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지극히 자연스럽게,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죽음이 두렵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삶을 깊이 이해하면 할수록 죽음으로 인한 슬픔은 그만큼 줄어들 것입니다. -(톨스토이). 하나님이 부르실 때는 당신의 모든 소유를 버려야 한다. -(동유럽 유대인 격언) 수의(壽衣)에는 호주머니가 달려 있지 않다. -(동유럽 유대인 격언) 죽음은 높은 자나 낮은 자를 평등하게 만든다. 우리는 벌거숭이로 이 세상에 왔으니 벌거숭이로 이 세상을 떠나리라. -(이솝 우화) 이별의 시간이 왔다. 우린 자기 길을 간다. 나는 죽고 너는 산다. 어느 것이 더 좋은 가는 하나님만이 아신다. -(소크 라 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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