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옥상 텃밭·공부방…아파트보다 쾌적한 경로당

<우리지회 경로당 최고> 부천소사지회 소사본동 장수(남)경로당

장상옥 | 기사입력 2021/05/11 [15:16]

옥상 텃밭·공부방…아파트보다 쾌적한 경로당

<우리지회 경로당 최고> 부천소사지회 소사본동 장수(남)경로당

장상옥 | 입력 : 2021/05/11 [15:16]

경로당도 시대의 조류에 맞춰 변화를 꾀해야 한다. 최근 노인들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높아지고 욕구가 다양화 되면서 경로당이 동네 사랑방 역할이 아닌 제3의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경기실버신문은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 소속 44개 지회 우수 경로당 탐방을 통해 미래의 경로당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그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그 첫번째 순서로 부천소사지회 장수()경로당 탐방 기사를 싣는다.<편집자주>

 

 

 이신행(오른쪽) 부천소사지회장이 장수남경로당 공부방에 기증한 책을 들고 정중구 회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 경로당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코로나가 역설적으로 깨닫게 해주고 있다. 15개월째 경로당 개방을 못하게 되자 어르신들이 점심 끼니해결과 여가를 즐길 공간이 사라져 집안에 만 누워 지내는 안타까운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시대상황과 맞물려 경로당의 시설뿐만 아니라 부족한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확충하느냐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은퇴한 베이붐 세대들의 신노인층(교육수준 높고 경제적 여유로움)의 욕구도 충족 시켜야 한다.

 

대한노인회 부천소사지회(지회장 이신행) 소속 장수() 경로당(회장 정중구)는 한발 앞서 경로당 환경 개선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장수(남)경로당(부천시 호현로 433번길 13)은 부천시 소사본동 구도심의 단독주택 건물로 시설이 낙후 훼손돼 회원들의 불편함이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정중구(69) 회장이 취임(2019.08) 2년만에 대변신을 꾀했다. 511일 오전 장수남 경로당을 탐방했다.

 

먼저 2층 경로당 입구에 쭉 늘어선 옥상 텃밭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지런히 도열한 상자텃밭 16개에 고추 상추 등 채소가 싱그럽게 자라고 있었다. 김장철에는 텃밭에서 재배한 무 배추로 만든 김장을 회원들에게 고루 나누어 준다고 한다.

 

소사지회 115개 경로당 중 옥상 텃밭은 유일하게 이 곳 뿐이다. 계절별 채소를 식용으로 쓰고, 취미 생활 겸 치매 예방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역을 하고 있다.

 

 

 

 

 

 

 

 

 

 

 

 

 

경로당 안에 들어서자 쾌적한 고급 아파트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정회장은 1년차에는 시설 개선에 박차를 가한 덕분이다. 정회장은 우선 잘 안 닫히고 비바람이 들어오는 현관문을 방화문으로, 냉기가 들어오는 창문을 2중 창문으로, 노후된 방문은 새것으로 교환했다.

 

또 너절해진 싱크대를 교체하고 보기 흉하고 악취나는 신발장을 개량했다. 화장실도 최신식으로 교체했다. 식탁을 어르신들이 이용하기 편리한 입식식탁으로, 의자도 새것으로 바꿨다. 도배 장판은물 론 건물 외벽도 도장해 깔끔한 경로당의 변모했다.

 

특히 300여권의 각 분야의 책이 꽂혀 있는 서재가 마련된 공부방이 인상적이었다. 도서는 지회에서 기증 한 것이다. 정회장이 취임 2년차에 김치냉장고와 헌 책상을 치우고 공부방으로 탈바꿈시킨 것을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한다.

 

정회장은 내년까지 1천권의 책을 마련 어르신들의 고스톱 문화를 독서 문화로 바꾸겠다. 독서는 두뇌회춘에도 좋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가 종식되면 서예교실, 민화교실, 바둑·장기교실을 열 계획이다.

 

젊은 정회장은 회원들을 가족처럼 대하며 '형님'으로 부른다. 장수경로당 회원들이 모두 남성분들이다. 독거노인 회원이 위중할때 구급차를 불러 보호자로 나서 입원과 퇴원까지 시켰다. 기초 수급자인 한 회원이 차량을 소유해 수급자 자격이 말소 위기에 처하자 손수 해결해주기도 했다.

 

겨울이면 2층 낙수물이 떨어져 빙판이 되어 낙상위험이 늘 도사리던 아래층 장수()경로당의 진입로도 개선했다.

 

권오영(86) 회원은 너저분한 경로당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물신양면으로 경로당을 사랑하고 책임을 다하는 정회장에 감사의 뜻으로 부천시장상 공적 조서를 지난해 올렸다고 밝혔다.

 

정중구회장은 무료하게 시간만 때우는 곳이 아닌 제3의 인생을 설계하고 준비하며 휴식, 건강, 봉사, 배움의 복합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평소 소신이 하나씩 결실을 맺고 있다.

 

작고 노후된 시립 경로당 리모델링에 관심을 가지고 부천시의 지원을 받아 해묵은 비품들을 들어내고 새롭게 단장, 오고 싶은 곳으로 변화 시켜 회원수도 20명에서 30명으로 늘었다.

 

이신행 소지회장은 “완전 새집 같고 쾌적하다. 이웃 경로당까지 손을 봐주다니 정회장은 생각이 깊다. 지회의 도움 없이 개인인맥을 동원해서 자발적으로 경로당 개선 사업을 이끌어 지회의 큰 인적자산이다고 치켜세웠다.

 

이지회장은 경로당 회장 8년을 했다. 그때는 그는 회원들에 첫째 전화를 하루에 적어도 10사람 이상에게 하라. 둘째 1,000자를 읽어라. 셋째 100자를 써라고 권유했다며 연세가 들면 책 읽은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회장은 경로당 회장 시절, 회원들에게 무슨 얘기를 해줄까 고민하다 책의 좋은 내용을 메모해 공유를 했다. 다산 정약용의 주요 어록을 타이핑해서 주곤 했다고 밝혔다.

 

나이 들면 말문을 닥고 지갑문을 열어라. 뭐든지 즐겁게 하라고 훈수했다.

 

 

정중구 회장은 "20년된 경로당이라 너무 지저분해했다. 경로당 환경개선 과업을 이룬 것은 부천 시청 정미연 팀장, 부천소사본동행정복지센터 조유행 팀장, 소지지회 이병민 관리부장의 도움이 컸다고 밝혔다.

 

그는 “10년후 미래의 경로당은 잠깐 놀다 가는 곳이 아니라 공부하고 자고 먹고 일하는 곳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모범사례경로당으로 잘 성장 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중구회장은 부천시시니어한궁협회와 장애인한궁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 도배방지 이미지